내일을 향한 역사...
[이진곤칼럼]내일을향해나아가자
“왜말꼬리를잡아그것으로노무현대통령을평가하려합니까.그건비난을위한비난,공격을위한공격일뿐이지요.평가하고비판하려면정책을두고하는게당당한태도가아닐까요?”
어느토론회에서한참석자가그렇게따졌다.일부언론이비열하게노대통령의정책은제쳐놓고말만가지고비난을퍼붓고있다는지적에,(가재는게편이라고)몇마디언론의입장을거들었다가그런반박을받았던듯하다.
그렇게생각하면그럴법도한일이지만어쨌든그자리에서는이렇게대답했다.“대통령이되는순간부터말한마디,행동거지하나하나모두가대통령으로서의행위이지요.대통령으로서의말따로있고,자연인으로서의말따로있는것은아니라고봅니다.”
오래전의일이어서자신이한말이라도제대로옮겨놓을수가없다.무슨시나리오엮듯말을꾸며서적고있지만,그런뜻으로말하려했던것은사실이다.
유감스럽게도노대통령의화법,국정운영스타일,리더십은서로다르기는커녕너무일치하고있다.노대통령은자신을반대하는정치세력과언론,그들을지지하는국민들에대한불만과의심과감정을지속적으로표출해왔다.통합을강조하면서도편가르기에더관심을보였다.조정력을발휘하기보다는자신의정치적정당성과도덕적우월성을강조하는데더열심이라는인상을주기도했다.
격화되는여야간의정체성논란도노대통령의의식과국정운영스타일에서비롯됐을수있다.정당성도덕성에대한자기과신이측근인사들과여당지도부로하여금‘정치적순결게임’을벌이도록했을것이다.이를테면‘노대통령과여권리더들사이의공명(共鳴)현상’이겠다.‘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개정안을둘러싼논란을두고하는말이다.
한나라당박근혜대표가이에반발하면서참여정부의정체성을따진데대한노대통령측의대꾸가또예의시니컬한화법이다.“?다만한가지대통령에게도부끄러운고백은있는듯하다.‘이철,유인태씨같은사람들이유신에항거해서감옥살이할때판사한번해보려고유신헌법으로고시공부한것이부끄럽다면부끄러운고백이다’….”
윤태영청와대제1부속실장이청와대브리핑에기고한글가운데일부다.대통령에게직접물어본결과라고했다.흘려듣고말기엔참으로난처한자기부정이다.그렇다면고시에합격해서판사를거쳐변호사생활을한모든게‘부끄러운일’의범주에들수밖에없다.그것을발판으로정계에들어선것이나,마침내대통령에당선된것까지도당당하고떳떳한일은못된다고들리는‘고백’이아닌가.
지나친겸양또한비례(非禮)다.사람이일생을살아가면서정말맑고밝게만살기는어렵다.어쩔수없이얼룩을남기게된다.그점에서일제나유신이나우리에겐서로어루만져줘야할상처다.그렇게말했더라면아마도노대통령이달리보였을것이다.만약노대통령이일제하에서성장한세대에속했다면그좋은머리로그때의고등고시공부를할수도있지않았겠는가.역지사지(易地思之)의뜻으로하는말이다.
당연히옳은것은옳은것으로,그른것은그른것으로기록해서후세의경계로남겨야한다.그러나그것이현실정치의핵심과제가되는것은바람직하지않다.이런문제야말로역사학자들의몫으로맡겨줄일이다.정부는그들의연구활동을지원하면된다.시간의여유를두고하는작업인만큼왜곡의위험성을최소화할수도있다.
정치권은4800만대가족의복리와행복을증진하는데혼신의노력을기울여도모자랄판에끝없이과거사논쟁만벌일것인가.국민의삶은안중에없이무한논쟁으로자기합리화정당화를추구했던전형적인예가북한의체제다.그들의치하에서북한주민이어떤형편에놓였는지는우리모두가직접목격하고있다.
제발내일을향해한걸음이라도착실하게나아가자.과거를잊자는게아니다.과거에다우리의미래를함몰시켜버리는어리석음을피하자는것이다.우리국민이희망을재충전하고미래를향해힘차게나아가는그선두에서노대통령의모습을볼수있기를정말간절한마음으로기대한다.
이진곤칼럼(논설위원실장)jingon@kmib.co.kr